사(師)는 군대이자 무리다. 괘사는 두 글자로 조건을 건다. 바름(貞)과 장인(丈人). 장인은 나이 든 사람이 아니라 경험과 위엄을 함께 갖춘 사람을 가리킨다. 무리를 움직이는 일에는 명분(貞)과 적임자(丈人) 둘 다 필요하며, 하나만으로는 허물을 면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구조를 보면 이 괘가 왜 통솔을 말하는지 드러난다. 여섯 효 중 양은 구이 하나뿐이고 나머지 다섯이 모두 음이다. 하나가 다섯을 이끄는 형상이며, 그 하나가 가운데 자리(中)에 있다. 앞에 서는 것이 아니라 가운데 있는 지휘가 사괘의 그림이다.
"다툼에는 반드시 무리가 일어나므로 사로 받았다. 사란 무리다(訟必有眾起 師者眾也)." 송괘의 개인 간 분쟁이 커지면 편이 갈리고 조직이 동원된다. 서괘전은 갈등의 확대 경로를 이렇게 설명한다.
잡괘전은 다음 괘와 나란히 세운다. "사는 근심이고 비는 즐거움이다(師憂 比樂)." 무리를 이끄는 일은 본질적으로 근심을 떠맡는 일이라는 판정이다. 사괘가 길흉으로만 읽히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땅 가운데 물이 있는 것이 사이니, 군자는 이를 본받아 백성을 포용하고 무리를 기른다(地中有水師 君子以容民畜眾)." 물은 땅속에 스며 보이지 않지만 어느 곳에나 있다. 평시에 흩어져 생업에 있다가 필요할 때 모이는 병농일치의 그림이다. 대상전이 강조하는 것은 동원의 기술이 아니라 평소의 포용(容民)이다. 조직은 필요할 때 만들어지지 않는다.
사괘의 효사는 출병에서 전후 처리까지의 전 과정을 순서대로 밟는다. 첫 효가 규율이고 마지막 효가 논공행상이라는 점이 이 괘의 성격을 보여준다.
| 초육 | 師出以律 否臧凶 | 군대는 규율로써 나간다. 그렇지 않으면 잘해도 흉하다. |
|---|---|---|
| 구이 | 在師中吉 王三錫命 | 군중에 있어 길하고 허물이 없다. 왕이 세 번 명을 내린다 — 신임받는 지휘관. |
| 육삼 | 師或輿尸 凶 | 군대가 수레에 시체를 싣는다. 흉하다. 지휘가 여럿으로 갈린 결과. |
| 육사 | 師左次 无咎 | 군대가 물러나 진을 친다. 허물이 없다 — 후퇴가 실패가 아닌 자리. |
| 육오 | 長子帥師 弟子輿尸 貞凶 | 맏이가 군을 거느려야 한다. 아우에게 맡기면 시체를 싣게 되니 바르더라도 흉하다. |
| 상육 | 大君有命 小人勿用 | 임금이 명을 내려 나라를 열고 가문을 잇게 한다. 소인은 쓰지 말라. |
상육의 소인물용(小人勿用)이 이 괘의 마무리다. 전쟁이 끝난 뒤 공을 나누는 자리에서, 공이 있어도 소인은 쓰지 말라고 한다. 논공행상은 과거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앞으로의 조직을 정하는 일이라는 관점이다.
지수사는 조직 운영, 팀 관리, 인사, 프로젝트 지휘, 경쟁 국면에서 자주 나온다. 초육의 사출이율이 가장 먼저 점검할 항목이다. 규칙을 세우고 시작했는가. 규율 없이 시작한 일은 잘 굴러가는 것처럼 보여도 흉으로 판정된다(否臧凶).
육오의 장자수사 제자여시는 실무에서 가장 자주 적중하는 대목이다. 지휘 계통이 둘 이상이면 결과는 나쁘다. 능력 있는 사람을 여럿 붙이는 것보다 한 사람에게 권한을 몰아주는 편이 낫다는 뜻이며, 육삼의 여시(輿尸)도 같은 원인을 가리킨다. 그리고 일이 끝났다면 상육을 볼 것. 공로 배분에서 누구를 남기고 누구를 정리하는가가 다음 판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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