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復)은 돌아온다는 뜻이다. 맨 아래 효 하나만 양이고 나머지 다섯이 음이다. 박괘에서 마지막까지 남았던 양이 위에서 사라진 뒤 아래로 되돌아온 형상이며, 열두 소식괘로는 음력 11월, 동지에 해당한다. 밤이 가장 긴 날에 이미 낮이 자라기 시작한다는 그 지점이다.
칠일래복(七日來復)은 되돌아오는 데 걸리는 주기를 말한다. 박괘에서 복괘까지 여섯 단계를 거쳐 일곱 번째에 돌아온다는 계산으로 흔히 풀린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회복이 우연이 아니라 주기의 문제라는 관점이다. 괘사가 갈 바를 두는 것이 이롭다(利有攸往)고 한 것도 그래서다. 박괘와 정반대로 이 괘는 움직이라고 한다.
"사물은 끝내 다할 수 없다. 박이 위에서 다하면 아래로 돌아오므로 복으로 받았다(剝窮上反下 故受之以復)." 위에서 깎여 없어진 것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아래에서 다시 시작된다는 순환의 논리다. 주역이 종말을 상정하지 않는 이유가 이 배치에 있다.
계사전은 복괘를 두고 덕의 근본이라 했고, 초구의 불원복(不遠復)을 안회의 태도로 풀었다. 잘못을 저지르되 멀리 가기 전에 돌아오는 것 — 완전무결이 아니라 복원력을 덕의 기준으로 삼은 관점이다.
"우레가 땅 가운데 있는 것이 복이니, 선왕은 이를 본받아 동짓날에 관문을 닫고 상인과 여행자를 다니지 못하게 하며 임금도 사방을 살피지 않는다(雷在地中復 先王以至日閉關 商旅不行 后不省方)." 회복의 괘에서 지시하는 것이 전면적인 정지다. 갓 돌아온 양 하나는 아직 약해서 건드리면 꺼진다. 회복기에 활동을 늘리는 대신 오히려 문을 닫아 보호하라는 처방이며, 앞의 관괘에서 사방을 살피라던 것과 정반대다.
복괘의 효사는 돌아오는 속도와 태도를 나눈다. 멀리 가기 전에 돌아오는가, 자주 되풀이하는가, 끝내 헤매는가.
| 초구 | 不遠復 无祗悔 元吉 | 멀리 가지 않고 돌아온다. 후회에 이르지 않으니 크게 길하다. |
|---|---|---|
| 육이 | 休復 吉 | 아름답게 돌아오니 길하다. 아래의 어진 이를 따라 돌아온 자리. |
| 육삼 | 頻復 厲无咎 | 자주 돌아온다. 위태로우나 허물은 없다 — 되풀이하되 결국 돌아옴. |
| 육사 | 中行獨復 | 가운데를 가면서 홀로 돌아온다. 무리와 달리 방향을 튼 자리. |
| 육오 | 敦復 无悔 | 두텁게 돌아오니 후회가 없다. |
| 상육 | 迷復 凶 終有大敗 | 헤매다 돌아온다. 흉하고 재앙이 있으며 끝내 크게 패한다. |
초구의 불원복과 상육의 미복(迷復)이 이 괘의 양 끝이다. 차이는 잘못의 크기가 아니라 돌아오는 시점이다. 멀리 가기 전에 돌아오면 크게 길하고, 헤매다 늦게 돌아오면 흉을 넘어 대패에 이른다. 육삼의 빈복(頻復)이 위태로우나 허물 없다고 판정된 것도 같은 기준이다. 여러 번 되풀이하더라도 돌아오기만 하면 이 괘는 인정한다.
지뢰복은 회복기, 재시작, 관계 복원, 건강 회복, 원래 방향으로 되돌아가는 국면에서 나온다. 길한 괘이며 괘사도 나아가라고 한다. 다만 회복 초기라는 사실을 잊으면 이 괘를 잘못 쓴다.
대상전의 지일폐관이 그 균형을 잡아준다. 방향은 나아가는 쪽이되 속도는 늦추라는 것. 회복 직후에 무리하면 되돌아온 양 하나가 그대로 꺼진다. 실무적으로는 초구를 기준으로 삼을 만하다. 잘못됐다고 판단했을 때 얼마나 빨리 방향을 돌리는가가 결과를 가른다. 이미 여러 번 반복한 사안이라도 육삼의 판정은 허물없음이다. 늦었다고 여겨 계속 가는 쪽이 상육이고, 이 괘에서 유일하게 대패로 끝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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