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大有)는 크게 가진다는 뜻이다. 괘사가 원형(元亨) 두 글자뿐일 만큼 단순하고 강하다. 64괘에서 조건 없이 크게 형통하다고 선언하는 괘는 드물다.
구조를 보면 왜 그런지 드러난다. 육오 하나만 음이고 나머지 다섯이 모두 양이다. 부드러운 하나가 높은 자리(五)에 있으면서 강한 다섯을 거느린다. 소축(9번)도 하나의 음이 다섯 양을 상대하는 구조였지만, 거기서는 음이 아래쪽 사(四)에 있어 붙드는 데 그쳤다. 위치가 바뀌자 붙듦이 다스림이 된다. 가진 것이 많다는 말은 힘이 세다는 뜻이 아니라 많은 것을 담을 자리에 있다는 뜻이다.
"사람과 함께하면 사물이 반드시 돌아오므로 대유로 받았다(與人同者物必歸焉 故受之以大有)." 동인의 연대가 성립하면 자원과 사람이 모인다. 서괘전은 소유를 축적의 결과가 아니라 관계의 결과로 설명한다.
잡괘전은 "대유는 무리다(大有眾也)"라고 했다. 크게 가진다는 것의 실체가 재물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관점이며, 앞의 동인괘와 이어붙여 읽으면 자연스럽다.
"불이 하늘 위에 있는 것이 대유이니, 군자는 이를 본받아 악을 막고 선을 드러내어 하늘의 아름다운 명에 순응한다(火在天上大有 君子以遏惡揚善 順天休命)." 많이 가진 자리에서 하라는 일이 분별이다. 무엇을 막고 무엇을 키울지 정하는 것. 태양이 하늘 위에서 만물을 비추면 좋은 것과 나쁜 것이 함께 드러난다. 대유의 책임은 축적이 아니라 그 드러난 것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있다.
대유괘의 효사에는 흉이 하나도 없다. 다만 각 효가 가진 것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따라 허물의 유무가 갈린다.
| 초구 | 无交害 艱則无咎 | 해로운 것과 사귀지 않는다. 어렵게 여기면 허물이 없다. |
|---|---|---|
| 구이 | 大車以載 有攸往 无咎 | 큰 수레로 싣는다. 갈 바가 있어도 허물이 없다 — 담을 그릇이 큰 자리. |
| 구삼 | 公用亨于天子 小人弗克 | 공이 천자에게 바친다. 소인은 감당하지 못한다. |
| 구사 | 匪其彭 无咎 | 지나치게 성대하지 않으니 허물이 없다. 스스로 덜어낸 자리. |
| 육오 | 厥孚交如威如 吉 | 그 믿음으로 사귀고 위엄이 있으니 길하다. 이 괘의 주인이 되는 효. |
| 상구 | 自天祐之 吉无不利 | 하늘로부터 도우니 길하여 이롭지 않음이 없다. |
상구의 자천우지 길무불리(自天祐之 吉无不利)는 64괘 384효 가운데 가장 좋은 효사로 꼽힌다. 다만 계사전은 이 구절을 두고 하늘이 돕는 것은 순응하기 때문이고 사람이 돕는 것은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 풀었다. 저절로 오는 행운이 아니라 앞의 다섯 효를 제대로 지나온 결과라는 것이다.
화천대유는 성과가 나오는 시기, 자원이 모이는 국면, 지위가 오르는 상황에서 나온다. 길한 괘이므로 판정 자체를 놓고 고민할 일은 적다. 실제로 유용한 대목은 구사와 육오다.
구사의 비기방(匪其彭)은 성대함을 스스로 줄이는 처신이다. 자원이 몰릴 때 규모를 과시하지 않는 것이 허물을 피하는 길이라 본다. 육오는 이 괘 전체의 주인공인데, 그 방법이 힘이 아니라 믿음(孚)과 위엄(威)의 결합이다. 부드러움만으로는 다섯 양을 다스리지 못하고, 위엄만으로는 사람이 붙지 않는다. 많이 가진 자리에서 요구되는 것은 통제력이 아니라 이 두 가지의 균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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