地澤臨
주역 64괘 · 제19괘

지택림 — 다가섬, 위에서 아래로 임하는 자리

坤上兌下 · 위는 땅(坤), 아래는 못(兌)
땅이 못에 임한 상 — 두 양이 아래에서 자라 올라온다
臨 元亨利貞 至于八月有凶
임은 크게 형통하고 바름이 이로우나, 팔월에 이르면 흉함이 있다

괘사 풀이 至于八月有凶

임(臨)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다가서는 것이다. 아래 두 효가 양이고 위 네 효가 음인 배치로, 양의 기운이 막 자라기 시작한 상승 국면을 나타낸다. 열두 소식괘로 보면 음력 12월에 해당한다.

괘사가 특이하다. 원형이정을 갖춘 좋은 괘인데 곧바로 시한을 붙인다. 팔월에 이르면 흉함이 있다(至于八月有凶). 지금부터 여덟 달 뒤, 즉 양이 다 자라고 음이 다시 밀고 올라오는 시점을 미리 지목한 것이다. 좋은 국면 안에서 그 국면이 끝나는 시점까지 함께 말해주는 드문 괘사이며, 임괘를 읽을 때 반드시 함께 계산해야 할 대목이다.

서괘전의 자리 序卦傳

"고란 일이다. 일이 있은 뒤에 커질 수 있으므로 임으로 받았다. 임이란 큼이다(有事而後可大 故受之以臨 臨者大也)." 고괘에서 문제를 정리하고 나면 비로소 규모가 커진다. 서괘전은 성장을 정비의 결과로 본다.

잡괘전은 다음 괘와 묶는다. "임과 관의 뜻은 혹은 주고 혹은 구하는 것이다(臨觀之義 或與或求)." 임은 내가 다가가 베푸는 쪽이고, 관(觀)은 물러나 살피며 구하는 쪽이다. 두 괘를 능동과 관조의 짝으로 세운 셈이다.

대상전 — 교사무궁 大象傳

"못 위에 땅이 있는 것이 임이니, 군자는 이를 본받아 가르치려는 뜻이 다함이 없고 백성을 품어 지킴에 끝이 없다(澤上有地臨 君子以教思无窮 容保民无疆)." 높은 곳에서 아래로 다가서는 자리에서 대상전이 요구하는 것은 통제가 아니라 가르침과 보호다. 무궁(无窮), 무강(无疆) 두 단어를 겹쳐 쓴 것은 이 일에 끝이 없다는 뜻이다. 임한다는 것은 한 번의 방문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계다.

여섯 효 — 어떻게 다가서는가 爻辭

임괘의 효사는 다가서는 방식을 하나씩 붙여 부른다. 감응으로, 달콤한 말로, 지극하게, 지혜롭게, 두텁게. 어떤 방식인가에 따라 판정이 갈린다.

초구咸臨 貞吉감응하여 임한다. 바르면 길하다 — 억지가 아니라 서로 통해서 다가선 자리.
구이咸臨 吉无不利감응하여 임하니 길하고 이롭지 않음이 없다.
육삼甘臨 无攸利달콤하게 임하니 이로울 바가 없다. 근심할 줄 알면 허물은 면한다.
육사至臨 无咎지극하게 임하니 허물이 없다. 끝까지 내려간 자리.
육오知臨 大君之宜 吉지혜로 임한다. 큰 임금의 마땅함이니 길하다.
상육敦臨 吉无咎두텁게 임하니 길하고 허물이 없다.

육삼의 감림(甘臨)이 유일하게 이로울 바 없다고 판정된 자리다. 달콤한 말로 다가서는 것, 즉 듣기 좋은 말과 호의로 관계를 만드는 방식이다. 임괘가 이것을 실패로 보는 이유는 감응(咸)이나 지혜(知)와 달리 지속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뒤이어 근심할 줄 알면 허물이 없다고 여지를 남긴다.

현대적 적용

지택림은 새로 부임한 자리, 관리 범위가 넓어진 국면, 후배나 아랫사람을 대하는 문제, 사업 확장기에 나온다. 판정은 길하고 방향은 확장 쪽이다.

이 괘에서 반드시 챙겨야 할 것은 시한이다. 지우팔월유흉은 좋은 국면에 유효기간이 있다는 통보이며, 지금 벌인 일이 여덟 달 뒤에도 유지될 구조인지 점검하라는 뜻으로 읽는 편이 실용적이다. 확장 자체보다 확장 이후를 설계하라는 것. 그리고 육삼을 자기 점검에 쓸 만하다. 지금 사람들에게 다가서는 방식이 달콤한 말에 기대고 있는가, 실제 감응에 기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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